
날씨가 추워지면서 주차장에서 커다란 김치통을 싣고 내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예년보다 일찍 볼 수 있다. 찬바람이 불고 배추와 무가 영글어가면서, 우리나라 주부들이 겨우내 먹을 김치 담그기에 바빠지기 시작한 것이다. 예전만큼 많은 양을 담그지는 않더라도, 가족과 함께하는 김장은 여전히 즐거움과 고된 노동이 공존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건강하게 김장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근육통에 주의한다.
차가운 날씨 속에서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갑자기 쓰게 되면 통증이 발생하기 쉽다. 김장을 시작하기 전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작업 중에는 틈틈이 휴식을 취하며 자세를 자주 바꾸는 것이 좋다. 통증이 생기면 온찜질로 근육을 이완시켜주자. 무거운 물건은 혼자 들지 말고 가족의 도움을 받으며, 배추를 옮길 때는 한꺼번에 많은 양을 담기보다는 작은 대야에 나누어 옮기는 것이 안전하다.
◇관절통에 주의한다.
양념을 버무리거나 재료를 손질할 때는 무릎이 90도 이상 굽혀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식탁 위에서 작업할 수 있다면 가장 좋지만, 어렵다면 보조 의자를 활용해 무릎 각도를 최소화하자. 절인 배추를 들 때는 최대한 몸쪽으로 끌어당겨 팔꿈치와 손목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도록 한다.
김장 후 뒷정리도 고단한 일 중 하나다. 특히 설거지를 할 때는 허리와 등이 긴장해 통증을 유발하기 쉽다. 높이 10~15㎝ 정도의 발판에 한쪽 발을 번갈아 올려놓으면 무게중심이 분산되어 허리로 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한다.
찬바람이 부는 실외에서 김장을 할 때는 두꺼운 옷 한 벌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겹 입어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실내에서는 건조하지 않도록 물을 자주 마셔 점막을 보호하고 감기를 예방하자.
◇소화장애에 주의한다.
김장 중 식사 시간을 놓치면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게 되어 체하거나 속이 더부룩해질 수 있다. 특히 추운 환경에서 한 자세로 일하면 소화기능이 떨어지므로, 따뜻하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이 좋다. 식사 후에는 곧바로 일하기보다는 따뜻한 차 한잔과 함께 잠시 휴식을 취하자.
◇스트레스성 두통에 주의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스트레스성 두통은 결국 긴장성 두통의 일종이다. 김장이라는 낯선 노동과 긴장감으로 인해 긴장성 두통이 생길 수 있다. 이는 머리, 목, 어깨 근육이 뭉쳐 생기는 일시적인 통증으로, 지나친 걱정보다는 편안한 마음과 충분한 휴식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근육통과 마찬가지로 온찜질이나 가벼운 스트레칭도 도움이 된다.
이렇듯 겨울을 준비하며 김장을 하다보면 여러 가지 불편이 생길 수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 간의 따뜻한 격려와 감사의 말 한마디다. “수고했어요”라는 말이 그 어떤 약보다도 큰 힘이 되어주지 않을까 한다.
본율한의원 수원점 이지윤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
이 글은 2025.11.14 메디소비자뉴스에 기고한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