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술 이후에는 체력과 면역이 저하되고, 염증 반응과 기혈 순환 장애가 겹치면서 전신이 불균형 상태에 놓이기 쉽다.
현대의학은 수술이라는 급성기 치료에는 강점이 있지만, 그 이후 무너진 균형을 회복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반면 한방치료는 기혈 회복, 염증 조절, 전신 기능 강화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접근하여, 수술 후 재활 과정을 완성하는 역할을 한다.
한의학적 접근의 경우, 환자의 체질, 수술 부위, 현재 증상에 따라 맞춤형으로 이루어진다. 그 중 침 치료는 혈류 순환을 개선해 통증과 염증을 줄이고, 손상된 신경과 근육 기능의 회복을 돕는다. 뜸 치료는 신체 심부 온도를 높여 면역력을 회복하고 냉증을 개선하는 데 유효하며, 복부 수술을 받았거나 위장 기능 저하가 있는 경우에 도움이 된다.
한약은 수술 후 찾아오는 체력 저하, 식욕 부진, 어지럼증, 무기력감과 같은 증상을 완화시키며, 환자 상태에 따라 다양한 처방이 적용된다. 또한 한약 추출 성분을 국소 부위에 주입하는 약침 치료는 조직 재생과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필요할 경우 근육 긴장 완화와 자세 교정을 위한 추나요법을 병행하기도 한다.
무릎, 어깨 등의 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는 고정된 자세와 움직임 제한으로 인해 근육 위축과 순환 장애가 흔하게 나타나므로, 침•약침•운동 처방을 병행해 관절 가동성과 근력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암, 개복 수술 등의 복부 수술 후에는 장 기능 저하, 소화불량, 복부 냉증이 동반되기 쉬워 따뜻한 기운을 더하는 뜸 치료와 소화 기능을 보강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수술 전후 한방치료를 적용하는 ‘양•한방 협진’ 시스템이 활용되기도 한다. 수술 전에는 침과 한약으로 체력을 보강하고, 수술 후에는 전신 회복과 통증 조절을 위한 맞춤 재활 치료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수술이 끝났다고 해서 곧바로 건강한 삶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환자가 수술 후 피로감, 운동 제한, 수면 장애, 정서적 불안으로 인해 일상 복귀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 시기에 필요한 것은 단순히 통증만 줄이는 치료가 아니라, 삶의 질을 회복하는 전신 관리다.
한방 통합치료는 환자의 몸을 다시 일으키고 일상을 되찾으며 스스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또 하나의 치료 축이 될 수 있다. 수술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회복의 시작이다. 내 몸의 균형을 다시 맞추고 싶다면 한방치료가 해답이 될 수 있다.
본율한의원 수원점 이지윤 원장(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
이 글은 2026.05.26 K스피릿에 기고한 칼럼입니다.